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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초기·진단

치매는 예방할 수 있을까 — 엄마 진단 날, 언니와 나눈 다짐

by 해마지기 2026. 8. 22.

핵심 요약

  • 치매는 완전히 예방되는 병은 아니에요. 하지만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생활습관은 있어요.
  • 세계적 연구(란셋 위원회)는 여러 위험요인을 관리하면 치매의 상당 부분을 늦추거나 줄일 수 있다고 봐요.
  • 가족력이 있으면 위험이 조금 높을 수 있지만, 유전만으로 정해지는 건 아니에요.
  • 무엇보다 — 습관을 지켜도 걸릴 수 있고, 걸린 건 누구의 잘못도 아니에요.

엄마가 치매 진단을 받던 날, 진료실에서 선생님이 검사 결과를 설명하며 하신 이야기가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질병은 생활습관이나 환경으로 생기기도 하지만, 유전적인 영향을 받는 것도 많다는 말씀이었어요. 암이나 성인병도 가족력이 있으면 더 주의해서 관리하잖아요. 치매도 100%는 아니지만 일부 유전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하셨어요.

 

그날 저는 처음으로 '그럼 나는?' 하는 생각을 진지하게 하게 됐어요. 오늘은 그날의 이야기와, 그 뒤로 언니와 제가 함께 시작한 것들을 나눠볼게요.

엄마 진단 날, 진료실에서 들은 이야기

엄마의 검사 결과 가운데, 단정할 수는 없지만 위험 가능성을 시사하는 부분이 있었어요. 선생님도 "이것만으로 무언가를 확정할 수는 없다"라고 하셨지만, 저희 가족에게는 "신경 써서 지켜봐야겠구나" 하는 계기가 됐어요.

 

결과를 함께 듣고 진료실을 나오면서, 언니와 이런 대화를 나눴어요. "우리도 50대가 넘으면 주기적으로 검사를 해보자." 그리고 "지금부터 치매 예방을 위한 노력을 해두자." 막연한 두려움을 그냥 두기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해보자는 마음이었어요.

치매, 완전히 막을 순 없지만

노트북 화면에 뜬 뇌 MRI 영상을 두 사람이 함께 들여다보는 모습

사진 Keith Tanner · Unsplash

 

먼저 솔직하게 짚을게요. 치매를 100% 예방하는 방법은 아직 없어요. 그래서 저는 '예방'이라는 말보다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노력'이라고 생각하려고 해요.

 

그래도 희망적인 연구는 있어요. 세계적인 의학 연구인 란셋 위원회(2024)전 세계 치매 사례의 약 45%가 이러한 조절 가능한 위험요인과 관련되어 있으며, 이론적으로 예방 또는 발병 지연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했어요. 여기엔 이런 것들이 포함돼요.

  • 몸 건강: 고혈압·당뇨·콜레스테롤 관리, 비만·운동 부족, 흡연·과음
  • 머리·마음: 청력 저하, 시력 저하, 우울, 사회적 고립, 낮은 교육·인지활동
  • 환경·안전: 머리 외상(뇌손상), 대기오염

물론 이건 개개인에게 보장되는 수치가 아니라, 인구 전체로 봤을 때의 가능성이에요. 그래도 "내가 손쓸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조금 놓였어요.

가족력이 있으면 꼭 걸릴까요?

카페에서 두 여성이 마주 앉아 차분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

사진 Brooke Cagle · Unsplash

 

이 부분이 저희 가족에겐 가장 궁금했어요. 알아보니 이렇더라고요.

일부 치매는 유전적 요인의 영향을 받을 수 있어요. 특히 아주 드문 가족성 알츠하이머병은 특정 유전적 변이가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흔히 발생하는 알츠하이머병은 나이·유전적 요인·혈관 건강·생활습관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정리했어요. "바꿀 수 없는 부분(유전·나이)에 불안해하기보다, 바꿀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자." 걱정만 하기보다, 오늘 할 수 있는 걸 하기로요.

우리가 함께 정한 생활습관

분홍색 가디건을 입은 노년 여성이 소파에 앉아 책을 펼쳐 읽고 있는 모습

사진 Vitaly Gariev · Unsplash

 

언니와 저는 거창한 계획 대신, 일상에서 꾸준히 할 수 있는 것들을 정했어요. 신기하게도 나중에 보니 보건복지부·중앙치매센터가 권하는 수칙('3권 3금 3행')과도 맞닿아 있더라고요.

  • 책을 읽고, 필사를 하기 — 꾸준한 독서와 글쓰기처럼 인지활동을 생활 속에서 이어가려고 해요.
  • 나이가 들어도 배우려는 마음 갖기 —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배우는 걸 멈추지 않기.
  • 사람들과의 관계를 잘 유지하기 — 사회적 고립을 줄이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래요.
  • 몸 건강 챙기기 — 규칙적인 운동, 혈압·혈당·체중 관리, 절주·금연, 청력·시력도 신경 쓰기.
  • 걱정되는 부분은 미리 살펴보기 — 가족력이나 기억력 변화 등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면 나이에 관계없이 의료진과 상담하고 필요한 검사를 받아보기. (치매 초기 신호가 궁금하다면 초기증상 이야기도 참고하세요.)

특별한 걸 한다기보다, 평소 생활을 조금씩 건강하게 바꾸는 정도예요. 그런데 이런 작은 것들이 쌓이면, '혹시 모를 우리'에게도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어요.

그래도 꼭 기억하고 싶은 것

이 글을 쓰면서 가장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습관을 아무리 잘 지켜도 치매가 올 수 있어요. 위험을 낮추는 노력은 '확률을 조금 나아지게' 하는 것이지, '절대 안 걸리게' 하는 보장이 아니에요. 그러니 혹시 치매가 찾아온다 해도, 그건 누구의 잘못도 아니에요.

 

저희 엄마도 마찬가지예요. 엄마가 치매를 앓게 된 건 무언가를 소홀히 해서가 아니에요. 그래서 저는 예방을 이야기할 때도, 자책이나 죄책감이 아니라 '오늘을 조금 더 건강하게'라는 마음으로 하려고 해요.

자주 묻는 질문

Q. 특정 음식이나 영양제가 치매를 예방하나요?

어느 하나가 치매를 막아준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워요. 균형 잡힌 식사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이것만 먹으면 예방"이라는 과장 광고는 조심하세요. 궁금하면 의료진과 상담하는 게 좋아요.

Q. 가족력이 있는데, 치매 검사는 언제부터 받아야 하나요?

가족력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사람이 특정 연령부터 정기적으로 치매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에요. 다만 기억력이나 인지기능에 변화가 느껴지거나 가족력 때문에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면, 나이에 관계없이 의료진과 상담해 필요한 평가가 무엇인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아요.

Q. 이미 나이가 들었는데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을까요?

늦지 않았어요. 위험요인 관리는 중년이든 노년이든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어요.


엄마를 돌보며 저는 '막을 순 없어도, 오늘 할 수 있는 건 하자'는 마음을 배웠어요. 책 한 페이지, 산책 한 번, 안부 전화 한 통 — 이런 작은 것들이 쌓여 혹시 모를 우리에게 조금의 여유를 줄지도 모르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은 엄마 곁을 잘 지키는 것이 제게 가장 중요한 일이에요. 걱정되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면 혼자 앓지 말고 치매안심센터나 치매상담콜센터(1899-9988)의 도움을 받으세요.

 

이 글은 저희 가족의 경험과 공개된 공공 정보를 정리한 것으로,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개인의 위험 평가나 검사·관리에 관한 결정은 의료진과 상담하세요.

 

참고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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