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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가족 돌봄

치매 어르신이 밤에 안 주무실 때 — 수면장애와 해질녘증후군, 딸이 겪고 배운 것

by 해마지기 2026.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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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무렵 침대에 걸터앉아 머그컵을 든 채 조용히 생각에 잠긴 여성

사진 Annie Spratt · Unsplash

 

핵심 요약

  • 치매에서는 수면 리듬이 흐트러지거나 밤에 자주 깨는 등 수면 문제가 나타날 수 있어요. 일부 어르신은 저녁 무렵 불안·초조가 심해지기도 해요. 어르신 탓이 아니라 치매와 관련된 증상일 수 있어요.
  • 해질녘증후군은 오후 늦게~저녁에 불안·초조·짜증 등이 심해지는 현상이에요. 낮 활동·햇빛, 늦은 오후의 긴 낮잠 줄이기, 저녁 환경 조절 등이 도움이 될 수 있어요.
  • 밤에 소리를 지르거나 꿈을 행동으로 옮기는 듯한 잠꼬대가 반복된다면 다른 수면장애가 있는지 의료진과 상담하세요.
  • 수면제나 수면 관련 약물은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 결정하세요.

엄마는 원래 손이 참 바쁜 분이었어요. 주택에 사실 땐 마당에 꽃을 가꾸고 작은 농작물도 키우셨고, 동네 분들과 음식을 나누고 김장철엔 친지·친구들이 오셔서 함께 김장을 담그고, 명절이면 집이 북적였어요. 음식 솜씨가 좋아 나누는 즐거움으로 사셨죠.

 

그런데 계단과 언덕을 오르내리는 생활에 무릎이 점점 나빠져 양쪽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하셨고, 그즈음 가족은 주택에서 아파트로 이사했어요. 도시로, 아파트로 환경이 바뀌니 예전과 많이 달라졌어요. 김장도 장독대도 없이 사서 드시게 되면서 하실 일이 확 줄었고, 다리가 아파 외출도 뜸해지셨어요. 자녀들은 결혼과 직장으로 다 떠났고요. 그렇게 조금씩 고립되고 외로워지시면서, 진단 무렵엔 가벼운 우울감도 있다고 하셨어요. 활동이 줄고 생활 리듬이 흐트러지니 잠의 질도 많이 떨어졌어요.

 

오늘은 그 무렵부터 지금까지, 엄마의 밤을 지나며 배운 것들을 나눠볼게요.

우리 엄마의 밤은 이렇게 달라졌어요

치매 진단을 받던 해엔 유난히 잠꼬대가 심하셨어요. 밤에 소리를 지르시고, "누가 나를 보고 있다"며 쫓아내려는 듯한 잠꼬대를 하시고, 자주 놀라 깨셨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부터 수면에 이상한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당시에는 단순한 잠꼬대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치매와 함께 나타날 수 있는 여러 수면 문제에 대해서도 알게 됐어요. 그러다 보니 밤잠을 설치고 낮잠이 길어졌어요.

 

진단 후 주간보호센터에서 오후 4시 반쯤 집에 오시는데, 어떤 날은 5시부터 계속 주무시기도 했어요. 그리고 유난히 저녁이 되면 컨디션이 나빠지셨어요. 짜증과 화가 늘고, 고집을 부리시고, 가족과 실랑이하는 날이 많아졌죠. 나중에야 그게 '해 질 녘 증후군'이라는 걸 알았어요.

왜 밤에 더 힘들어지실까

어스름한 빛이 스며드는 창가 선반 위에 놓인 알람시계, 창밖으로 지붕이 보이는 저녁 무렵 풍경

사진 David von Diemar · Unsplash

 

치매는 뇌의 기능과 생체리듬(몸속 시계)에 영향을 줘요. 그래서 밤낮이 바뀌고, 잠이 얕아지고, 자주 깨시는 일이 흔해요. 여기에 —

  • 낮잠이 길어지면 밤에 못 주무시고, 그럼 낮에 또 주무시는 악순환이 생겨요.
  • 낮 활동·햇빛·사람과의 교류가 줄면 리듬이 더 흐트러져요.
  • 우울감이 겹치면 수면의 질이 더 떨어져요.

엄마처럼 환경이 크게 바뀌고 활동이 줄어든 경우엔 이런 변화가 더 두드러질 수 있어요.

해 질 녘 증후군이 뭔가요?

나무 사이로 스며든 햇살이 어둑해지는 거실 안쪽까지 길게 드리운 모습

사진 fr0 ggy5 · Unsplash

 

해가 질 무렵부터 저녁 시간에 걸쳐 혼란·불안·초조·짜증 등이 심해지는 현상을 말해요. 치매가 있는 분에게 비교적 흔하게 나타날 수 있어요.

정확한 원인이 하나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치매로 인한 뇌 기능 변화와 함께 하루 동안의 피로, 낮잠, 어두워지는 환경, 소음이나 주변 자극 등이 영향을 줄 수 있어요.

어르신이 일부러 그러시는 게 아니라 증상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면, 대하는 마음이 한결 편해져요.

집에서 해볼 수 있는 것들

따뜻한 스탠드 조명이 은은하게 소파를 비추는 아늑한 저녁 거실 풍경

사진 Josh Sorenson · Unsplash

 

전문 자료와 저희가 실제로 해본 것을 함께 정리했어요.

  • 낮에는 밝게, 활동적으로: 낮 동안 햇빛을 쬐거나 실내를 밝게 하고, 가벼운 활동을 늘려요. 주간보호센터를 다니시면 낮 활동이 자연스럽게 채워져요.
  • 낮잠은 너무 길지 않게: 낮잠 자체를 무조건 막을 필요는 없어요. 다만 늦은 오후에 오래 주무시면 밤잠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가능하면 이른 오후에 짧게 쉬도록 해보세요.
  • 저녁엔 밝게 유지하다 차분하게: 해가 질 무렵 집안이 갑자기 어두워지지 않도록 실내를 충분히 밝게 유지하고, 밤에는 잠자리에 들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편안한 분위기로 바꿔주세요. TV 볼륨을 줄이고 소음을 낮추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저희가 이렇게 해드리니 확실히 나아지셨어요.)
  • 규칙적인 하루: 기상·식사·취침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면 어르신이 안정감을 느껴요.
  • 저녁 카페인·과식 피하기, 편안하고 안전한 침실(넘어짐 위험 정리)도 도움이 돼요.

💡 저녁에 짜증을 내시거나 실랑이가 벌어질 때는 논쟁하지 말고, 감정을 받아주며 조용히 관심을 돌리는 게 좋아요. (자세한 대응은 치매 문제행동, 딸이 배운 대응법 글에 담았어요.)

이런 잠은 꼭 의료진과 상담하세요

엄마처럼 밤에 큰 소리를 지르거나, 꿈을 행동으로 옮기듯 팔다리를 휘두르는 잠꼬대가 반복된다면, 단순한 잠꼬대인지 다른 수면장애가 있는지 의료진에게 알려 확인하는 것이 좋아요. 특히 꿈의 내용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듯한 증상이 반복된다면 렘수면 행동장애 가능성도 확인할 수 있어요. 잠자리에서 다칠 위험이 있을 뿐 아니라 일부 퇴행성 뇌질환과 연관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진료할 때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어요. "예전부터 이런 잠꼬대가 있었다"는 이야기도 진료에 도움이 될 수 있으니 함께 말씀하세요.

 

또 갑자기 수면 패턴이 크게 달라졌거나 낮에 지나치게 졸려한다면 통증·복용 약물·우울감 등 다른 원인이 있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수면제나 관련 약물은 임의로 드리지 말고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보호자인 나를 위한 한마디

어르신이 밤에 못 주무시면 보호자도 잠을 못 자요. 그게 며칠, 몇 주 이어지면 정말 지쳐요. 이건 의지의 문제가 아니에요. 낮 시간 돌봄(주간보호)으로 낮 활동을 늘리고, 힘들 땐 센터·의료진의 도움을 받으세요. 나를 지켜야 돌봄도 이어져요. (가족이 받을 수 있는 지원은 치매 돌보는 나는 어떻게 하죠? 글에 정리해 뒀어요.)

자주 묻는 질문

Q. 낮잠을 아예 못 주무시게 해야 하나요?

아니에요. 짧은 낮잠은 괜찮아요. 다만 늦은 오후의 긴 낮잠은 밤잠을 방해하니 이른 오후에 짧게 가 좋아요.

Q. 잠을 안 주무시니 수면제를 드려도 될까요?

반드시 의사와 상의하세요. 치매 어르신은 약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어 임의 복용은 위험해요.

Q. 저녁마다 짜증을 내시는데 어떻게 하죠?

맞서 논쟁하기보다 감정을 받아주고, 조명·소음을 낮춰 차분한 환경을 만들어 주세요. 그래도 조절이 안 되면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엄마도 요즘 컨디션이 나쁜 날엔 가끔 잠꼬대가 심해지시지만, 이게 병의 증상이라는 걸 알고 조언대로 조명과 환경을 맞춰 드리니 예전보다는 훨씬 나아지셨어요. 밤이 힘든 건 어르신도 가족도 마찬가지예요. 혼자 애쓰지 마시고, 증상이 심하면 꼭 의료진과 상담하세요. 대응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니, 정확한 건 담당 의사나 치매상담콜센터(1899-9988)에서 확인하시고요.

 

이 글은 저희 가족의 돌봄 경험과 공개된 공공 정보를 정리한 것으로,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진단·약물에 관한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담하세요.

 

참고한 자료

  • 중앙치매센터 — 치매 환자의 수면 문제 및 가족 돌봄 정보
  • 치매상담콜센터 1899-9988
  • MSD 매뉴얼 일반인용 — 치매에서의 수면 장애
  • 대한신경과학회 — 렘수면 행동장애 관련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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